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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3일 (토) 저녁

궁금했지만 도전하기 어려웠던 영화 "듄"을 영화관에서 감상하고 나와서
영화관에 가기 전부터 가려고 찾아놓았던 신촌의 라구식당을 찾아갔다.

영화가 워낙 대단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이해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 신비한? 재미를 느끼고 나왔다.

라구식당은 신촌역 2호선에서 연세대 방향의 큰 길로 걷다보면 약간 후미진 구석에 숨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가면서도 이 곳이 식당인지 일반 거주지역인지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서
표지판을 세워둔 것 같다.

너무 작긴한데 은근히 찾다보면 눈에 들어와서 반가운 식당 표지판이다.
없었으면 놓쳤을지도 모른다.

점심으로 먹으려고 오후 2시쯤 방문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웨이팅이 30분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서
영화를 먼저 보고 5시쯤 다시 와봤는데 다행히 약간 이른 저녁시간이라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정작 입구 있는 간판도 잘 보이지 않네

식당 앞에 있는 웨이팅 리스트의 지워진 선들이 얼마나 많은 손님이 오늘 기다렸었는지를 알려준다.
날이 약간 쌀쌀해지기 시작해서 대기 손님을 위해 바깥에 난로를 피워주는 것 같다.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휴...

메뉴판이 굉장히 심플하다.
우리는 와인은 별로 관심이 없고 지식도 없는지라 메뉴의 2/3가 와인인 건 별로 달값지 않았지만,
메뉴 고민을 별로하지않아도 되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어느 테이블이든 라구파스타 1개와 라자냐 1개는 무조건 시킨 듯 했다.

천장 인테리어는 별 것 없는데
이게 왠지 모르게 소개팅을 많이 할 것 같은 조명으로 실내를 비춰준다.

실제로 주변에 소개팅하러 온 분들도 많았고
대다수가 남녀커플로 방문했었다.

 

주문한 라구파스타와 라자냐
그리고 샹그리아 2잔이 나왔다.

샹그리아는 와인에 레몬과 사이다?를 섞은 듯한
와인의 살짝 씁쓸한 맛에 달달한 맛이 적절하게 섞여서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다만 생각보다 도수는 있는 듯하니 너무 급하게 마시면 취기가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라구파스타
미트소스를 직접 만드는 듯 하다.
절대 기성품은 아닌듯.

약간의 저렴한 비유를 하자면
라자냐는 오븐치즈 스파게티 같고
파스타는 학교급식에서 나오는 나폴리탄 같은 느낌이다.

실제론 비유한 음식의 맛보다는 고급지다.

음식은 생각보다 적지는 않은 양 이지만,
다시 한 번 찾아간다면, 라자냐와 파스타 중에 한 가지만 주문하고
바게트 빵이나 볼 샐러드를 시킬 것 같다.

이유는 생각보다 음식의 양이 적지 않았고, 둘 다 같은 소스를 사용하다보니
맛이 겹치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계속 먹다보니 좀 느끼한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와인 안주라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와인 안주라 하더라도 둘 다 시키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바게트 빵인데 주문할 때 자꾸 마늘빵이라고 얘기해서 주문 받으시던 점원 분이 "바게트 빵 이요?" 라고 되물었었다.
ㅎㅎ.. 약간의 민망함이 동반되었지만 철면피 깔고 주문했다.

바게트 빵에 파스타를 올려 먹으니 더할 나위 없는 맛이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도 한 끼 깨끗하게 처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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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2일 (금) 오후

11월에 들어서면서 위드코로나가 시작된 이후부터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나 또한 사무실 출근이 연속되고 재택근무는 줄어들고 있어서 점심을
바깥에서 먹을 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금요일은 우리회사 사람들이 재택을 제일 많이 하는 날로
사무실에 나오면 종종 혼자 점심을 먹게되는 자유로운(?) 날이라서
평소보다 먼 곳에 있는 맛집이나 이색적인 음식을 찾아가서 먹고는 한다.

옛날 중,고등학교급식에서의 특식날 처럼 기대가 되는 날이다.

그래서 찾아온 곳이 시청역 주변에 있는 농민백암순대 였다.

농민백암순대는 예전부터 북창동에서 유명한 순대집으로 소문이 자자했고
바로 옆집에서 회식을 한 기억도 있어서 어떤 가게인지 알고는 있었다.
그리고 사실 2달전쯤에도 개인적인 약속으로 찾아 온 적도 있었다.
당시에는 저녁약속이라서 식사가 아닌 술국같은 안주만 맛봐서 점심식사의 맛이 궁금해졌다.

아니나다를까 사무실에서 15분정도 걸어서 도착해보니
이미 20명..? 정도는 대기줄을 서고 있어서 기다렸다가 점심시간내에 먹을 수는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다.

기다리기 너무 싫다...

그래도 인기있는 집이라 그런지 테이블 회전이 빨랐다.
20분정도 기다린 후에 식당 내부로 입성할 수 있었고
내 점심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바로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8000원으로 서울 한복판인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것 같다.

기본 반찬과 공기밥이 나왔는데 다른 건 둘째치고
공기밥을 처음 받아서 열어보고 안좋은 의미로 놀랐다.

밥그릇의 절반만 들어있어서 이게 뭐하는거지? 싶었다.
약간 실망...

주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방 테이블에 순대국으로 장식되었고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날씨를 데워주는듯 했다.

부글부글부글부글!
움짤로 만들어보니 실제로 보는 것보다 더 뜨-끈 해보인다.

기본적으로 다데기를 넣어주기 때문에 수저로 슥슥 섞어주다보면
된장빛이 도는 국물로 변하는데 걸쭉한 된장찌개나 일본의 돈코츠 라멘같은 느낌이 들었다.
맛도 다른 집 다데기에 비해 그렇게 맵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주 적합한 수준이었다.

뜨거운 걸 잘 먹지 못해서 순대는 항상 옆으로 빼놓는다.
아쉽게도 이전에 갔던 담미온보다 순대가 1개 부족한 3개만 들어있었다.

대신 고기가 굉장히 풍족하게 들어 있었는데,
처음에 공기밥을 적게 준 이유를 여기서 찾았다.
내가 양이 적은 편은 아닌데 다 먹어갈 때즈음 포만감이 차오르는 걸 느껴질 정도로
기본으로 시켜도 고기의 양이 적지 않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돼지고기에는 살짝 고기의 누린내가 나는 것을 선호해서 취향저격 당했다.


* 다른 테이블 주문하는 것을 들어보니
이곳도 고기나 혹은 순대만 넣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모양이다.

먹다보니 금새 바닥을 드러낸다.
평범한 순대국집의 육수와 다데기와는 다른 특색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점심시간마다 인파가 몰려드는 식당인지 알 것 같은 진짜 맛집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점심을 먹을 일이 생긴다면 다시 한 번 들러도 좋을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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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4일 오후



일찍부터 택배 배송이 완료되었던 11월의 마라톤 코뿔소런을 드디어 오늘 비대면 참가했다.

배송받고 약 보름정도는 보관만해왔던 것 같은데
출퇴근할 때마다 그림 속 코뿔소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얼른 해야지 해야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주말은 좀 한가해서 생각난 김에 9km 완주에 도전했다.

상자가 평소의 다른 애니멀런들과는 다르게 신발박스?같은 것이 와서
아니 이번엔 신발이라도 기념품으로 주는건가 싶었는데

내용물에 그런건 없었다 ㅎㅎㅎ... 괜한 기대

이번 마라톤의 기념품 구성은 꽤나 다양하다.

기본 구성품 : 기념메달 / 등번호표 / 기념스티커 / 기념배지
스폰서 제품 : 브룩스 런닝용 양말 / 브룩스 신세계백화점 매장 쿠폰 2장 / 플링글스 / 켈로그 에너지바

이 주에서 브룩스의 양말이 가장 반가웠다.
자주 신고 있는 런닝용 양말이 곧 버려야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던 찰나에 좋은 친구가 와주었다.
그리고 플링글스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니 여전히 맛있당...ㅎ

이번 배지 디자인은 주문하기 전부터 좀 포기하고 있었는데
평소보다 작게 뽑아내서 그런지 스티커보다 귀엽게 잘 나온 것 같다.

오늘의 기록을 되짚어보면
요즘 난조를 보였던 컨디션이 조금 나아졌는지 예전에 편하게 뛰던 페이스인 6분 30초대가 유지되었다.
기록은 가능한 신경 안쓰고 뛰려는 편이긴 한데
요즘들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느려진 느낌도 들고 다리상태도 안좋아서 걱정이 들었는데
문제없이 마무리되고 런닝 후 스트레칭도 해주었다.

예전처럼 일주일에 4~5번씩 뛰고 싶긴하지만 이래저래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많아지다보니 쉽지 않다.
지금의 페이스라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소비한 칼로리는 럭키세븐 777~

다 뛰고나서 가민포러너를 통해서 봤을 때 슬롯머신이라도 돌린 듯한 소소한 재미가 느껴졌었다.

21년도 1월 북극곰런을 출발점으로 11월 코뿔소런까지 메달모양스티커를 태블릿 케이스에 붙여보았더니
한 해를 뿌듯하게 뿌듯하게 지낸 기분이 든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참가비의 10%가 기부된다고 하니 다른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보다 의미도 깊다.

올해의 마지막 애니멀런인 12월도 이미 주문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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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1일 (목) 저녁

일전에 도봉산 등산 후에 방문했었던
역전할머니맥주 노원역점에서의 기억이 인상적이었던 할맥집

오랜간만에 일본 교환유학시절에 알고 지냈던
동네 지인과의 만남을 위해
적절한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

그 지인의 추천장소 중에
역전할머니맥주가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만남장소를 결정했다.

정말 집에서 코닿을 거리에 있는 곳에 있는데
행신동에서는 정작 맥주 한 잔할 일이 거의 없어서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입구에 바로 보이는 '한잔에 혼을 담다'라는 문구가 눈에 잘 들어온다.

메뉴판을 보면서 처음에 얘기가 나온 것은 30cm마약치즈돈까스와 추가로 다른 안주를 고를 예정이었는데
추천메뉴에 있는 짜빠구리 범벅세트에 둘 다 꽂혀버려서 다른 선택없이 짜빠구리 세트로 결정하게 되었다.

한창 유행할 때는 시큰둥하다가
기생충에서 나온 걸 보고 부모님이 호기심에 만드신 이후로 종종 집에서도 만들어먹었는데

요즘엔 다시 또 원래의 우리집스타일대로
인스터트라면과는 동떨어진 집밥으로 되돌아오고있다ㅎㅎㅎ

간만의 일탈같은 짜빠구리는 참을 수가 없다.

할맥 500cc 두 잔이 먼저 나왔다.
언제나 맥주는 안주보다 앞선다.

살얼음이 살짝깔려서 보기만해도 시원했는데
마셔보니 더 시원했다.
그덕에 맥주의 향은 전혀 모르겠네ㅋㅋㅋ

할머니맥주는 캐릭터마케팅에도 힘을 쓰는 것 같다
맥주잔이나 가게 곳곳에 할머니캐릭터의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


주문했던 안주세트.
짜빠구리와 튀김종류인데
내가 기대했던 짜빠구리는 아니었다. 짜장떡볶이에 고춧가루 넣고 끓인 맛이었는데
면이 너구리가 아니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튀김에는 오징어튀김, 납작만두, 순대튀김이 포함되어 있다.

순대를 튀기다니 정말 상상도 못해봤다.
먹어보니 안튀기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ㅋㅋ
밀가루 느낌만 잔뜩 나는 묘한 맛이었다.

납작만두는 외관상 CJ의 기성품인건가 싶었는데
입안에서 씹히는 고기의 풍성함은 기성품과는 달랐다.

할맥의 자체 개발품인가?
혹은 그냥 다른 기성품일지도 모르겠다.

크게 특별할 것 없지만 가성비면에서는 괜찮은 맥주 안주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거의 4시간 가량 떠들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500cc 각 4병씩 마셔버렸다.

가게 위치가 행신역에서 그리 멀지않고
학군이 몰려있는 위치라서 20대의 비중이 많았다.
게다가 너무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옆자리의 소음이 들려서 조금 불편한 감도 있었다.

주변자리에 손님들도 많이 들어찼고
마침 축구 국가대표팀의 아랍에미리트 팀과의 경기가 있어서 맥주와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평소에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긴다면
가성비도 좋으니 다시 와볼만한 가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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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8일 (월) 저녁

경복궁 야간개장이 10월말부터 티켓팅이 시작되어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콘서트 티켓팅이라도 하는마냥 대낮부터 11번가에서 대기를 탔다.

오전 10시에 티켓팅이 열리자마자 바로 적당한 날짜를 선택해서 구매를 했는데
내 생각만큼 빨리 사라지지는 않아서 조금은 여유있게 했어도 됬었나 싶기도 했다.

연말이 다가오는데 연차가 남아있기도 했고
월요일에 개인적으로 처리할 일도 있었기에 느긋한 마음으로 저녁 7시 관람에 맞춰
경복궁에 들어섰다.

티켓은 경복궁 입구주변에서 키오스크로 출력할 수 있다.

관계자 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따라가서 하기만 하면된다.

 

하필 월요일부터 비가 엄청나게 내려서 살짝 더웠던 날씨가 급격하게 겨울에 근접해지기 시작했다.
비가 너무 내려서 야간개장도 취소되나? 싶었는데
예매사이트 들어가서 보니까 웬만한 일로는 취소되지 않는 것 같았다.
우천시에도 진행한다는 문구를 보고 안심했다.

 
 

이번에 깨달은 건데 생각보다 경복궁에 들어서면 문이 굉장히 많다.
몇개나 있는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턱이 높다보니 걷는데 조금 불편함이 있었다.
바닥도 돌로 되어있다보니 미끄러질까 좀 걱정되기도 했다.

옛 사람들은 신발이 지금처럼 단단하지 않았던건가?
아니면 궁에 들어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표현한 걸지도 모르겠다.

 

조명에 비춰진 모습이 굉장히 근엄해 보인다.

낮에 보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한층 더 엄숙해지는 것 같다.

 

처마에 그물망이 쳐져있는데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 새들이 붙는 걸 방지한 걸까?

아니면 관람객들 머리위로 떨어질 수 있으니 혹시 몰라 방지해놓은 것 일까?

 

 

밝은 조명으로 단순히 화려하다기보다는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무언가 특별한 기운이 느껴진다.

당장이라도 궁인들이 방에서 나와 돌아다닐 것만 같은 비현실적인 감각이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자욱하게 끼게 만든 날씨도
이런 느낌을 받게 하는데 한 몫한 것 같다.

날을 잘 잡았다.

 

놓칠 수 없는 개화기 지식인의 한 컷

 
 

경회루가 이렇게 컸었나 싶었다.
분명 학창시절 몇 번이고 봤을텐데 왜 이렇게 달라보일까

경회루 안에서 관람하는 특별관람도 있다는 것 같았는데
기회가 되면 한 번쯤 가보고 싶어진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옛 수도인 교토에서
금각사를 관람했던 당시의 느낌과 비슷했다.

교토는 그런 관광지를 잘 살려 관광자원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점차 해외에 우리 조상의 유산을 홍보해서 좋은 효과를 봤으면 좋겠다.
(이미 효과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8시30분이 되자 마지막 입장시간을 알리는 경복궁 내부의 방송이 송출되기 시작했고
우리는 약 1시간 반의 관람을 마치고 퇴궁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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